북런던을 뒤흔든 에제의 쇼… 아스널 유니폼 입고 반세기 만에 새 기록

아스널의 에베레치 에제가 북런던 더비에서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며 무려 46년 11개월 동안 깨지지 않았던 기록을 새롭게 썼다. 라이벌 토트넘 홋스퍼가 잡아내지 못한 공격수가 결국 아스널의 유니폼을 입고 그들을 무너뜨린 셈이다.
아스널은 24일 새벽 런던 에메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경기에서 토트넘을 4대1로 제압했다. 이 승리로 아스널은 리그 9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승점 29점으로 단독 1위를 유지했다.
경기의 흐름을 바꾼 인물은 단연 에제였다. 전반 36분 트로사르의 득점으로 아스널이 기세를 올리자 에제는 불을 붙였다. 전반 41분 라이스의 패스를 받으며 수비수를 따돌려 첫 골을 기록했고, 후반 시작과 함께 팀버의 패스를 좌측 발로 밀어 넣으며 두 번째 득점을 추가했다. 이후 후반 31분 트로사르의 침투 패스를 또 한 번 마무리하며 자신의 세 번째 득점을 만들었다. 토트넘은 히샬리송이 한 골을 만회했지만, 더비의 흐름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번 더비는 에제가 토트넘을 떠나 아스널을 선택한 이유를 증명하는 무대이기도 했다. 여름 이적시장 당시 에제는 크리스탈 팰리스의 핵심 공격 자원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고, 손흥민이 떠난 뒤 공격 보강이 필요했던 토트넘은 거액을 준비하며 영입을 추진했다. 협상은 며칠간 이어졌고 에제가 토트넘으로 향할 것처럼 보였지만, 마지막 순간 아스널이 더 큰 이적료를 제시하며 영입 경쟁을 뒤집었다.
실제로 에제는 아스널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적 직후 인터뷰에서 “토트넘행을 고려했지만 아스널이 접촉한 순간 선택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아스널에서 뛰는 건 공연 무대에 오르는 느낌이다. 큰 목표를 위해 싸우는 팀에서 뛰고 싶었다”고 말했다.
북런던 더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는 에제가 공식 대회 더비에서 세 골을 넣은 네 번째 선수라고 발표했다. 1934년 아스널의 테드 드레이크, 1961년 토트넘의 테리 다이슨, 1978년 아스널의 앨런 선덜랜드에 이어 에제가 반세기 가까운 공백 끝에 기록을 이어갔다.
